대형 리모델링공사의 입찰참가를 시공능력순위로 제한하는 다소 특이한 입찰방식이 잇따라 선보여 관련업체들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주요 업무용빌딩에 대한 리모델링공사는 대부분 건축주들이 4∼8개의 건설업체를 선택해 입찰참여를 요청하는 지명경쟁방식으로 이루어져 왔으나 올들어서는 시공능력순위 상위 10∼20개사를 참여조건으로 하는 제한경쟁방식이 등장해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시공업체 선정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삼양사 사옥리모델링공사(공사비 150억원 규모)의 경우 삼성 대림 LG 두산 삼성에버랜드 삼환 등 8개사를 지명해 입찰에 참가시켰고 지난해 싱가포르투자청이 발주한 서울파이낸스센터 리모델링공사에서는 롯데 풍림 신세계 등 6개사가, 캘리포니아 피트니스센터의 압구정동 리모델링공사는 두산 다원 등 5개사가 역시 지명경쟁방식으로 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말 입찰이 치러져 이달초 LG건설이 159억원에 수주한 한국수출입은행 여의도본점 성능개선공사와 11일 두산건설이 112억원에 수주한 증권예탁원 본원리모델링공사 등은 시공능력순위로 입찰자격을 제한했던 것.

수출입은행의 경우는 시공능력순위 상위 10개사를 입찰참가 조건으로 달았고 증권예탁원은 시공능력 20위 이내이면서 관련공사 실적과 경영상태 등을 자격조건으로 내세운 점이 특징이다.

이들 건축주들이 규모가 큰 대형업체들로만 입찰참가를 제한한 것은 시공업체 선정에 있어 지명도와 신뢰도, 사업진행의 안정성 등을 중시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소 리모델링업체들이나 인테리어 업체들이 규모가 큰 리모델링공사 입찰에 참여해 저가수주할 경우 공사진행 과정에 불안요소가 많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입찰참가 조건은 4∼8개사의 리모델링분야 선발업체를 지명경쟁방식으로 입찰에 참가시키던 종전 방식과는 다른 것이어서 해당 건설사들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공능력순위로 대형리모델링공사 입찰참가를 제한할 경우 대외적으로 사업수행의 공신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시공능력실적 상위업체 중에도 리모델링 시공실적이나 기술력이 뒤떨어지는 업체가 많아 실질적으로는 공사수주 가능성이 있는 몇몇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고있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종전에 상당수 건축주들이 리모델링공사에 지명경쟁입찰을 적용한 것은 나름대로 시공실적과 기술력, 재무안정성 등을 평가한 결과”라고 말하고 “리모델링시장이 아직 초기단계에 있는 상황에서 시공능력을 입찰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은 중견·전문업체들로부터 기술축적 및 시공기회를 빼앗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