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공사비 500억원 규모의 호남고속도로 135㎞ 선형개량공사를 자회사인 고속도로관리공단에 수의계약으로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건설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총 연장이 3천600m로 860m의 터널과 200m의 교량이 포함돼 있는 이 공사를 고속도로 시공실적이 없는 고속도로관리공단에 맡기려는 것은 무리한 발상이라는게 건설업계의 지적이다.

3일 한국도로공사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도공은 자회사인 고속도로관리공단의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공단의 자립을 돕기 위한 지원책의 하나로 일정 공사물량을 수의계약으로 주기로 결정하고 올해 발주계획한 물량중 호남고속도로 135㎞ 선형개량공사의 수의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도공은 이달중 경영혁신에 따른 수의계약의 불가피성을 사유로 들어 건설교통부 장관의 승인을 얻은 후 수의계약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투자기관 회계규칙에는 경영혁신정책에 따라 불가피하거나 특정기술의 보호육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주무장관의 승인을 얻어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수의계약의 사유가 된다고 하더라도 고속도로 시설물의 유지관리를 주로 수행해온 고속도로관리공단에게 터널과 교량등 구조물이 포함된 고속도로 선형개량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지원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논란이 예상된다.

고속도로관리공단은 시공능력 91위로 1군업체지만 아직까지 고속도로 시공실적이 없으며 지난해 11월초 입찰집행된 청원∼상주간 건설공사 1공구에 10R0지분의 공동도급사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공단 관계자는“고속도로 시설물 유지관리와 IC개량, 소규모 선형개량공사 등을 중심으로 실적을 쌓아 왔다”며“터널과 교량 등의 구조물이 포함된 선형개량공사는 시공경험이 없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지난해에 비해 올해 고속도로 건설물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도공이 공사비 500억원 규모의 대형 공사를 자회사에게 수의계약으로 준다면 건설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공은 상반기안에 고속도로 관리공단의 경영혁신을 추진한 후 하반기중 공개경쟁으로 민간기업에 매각할 계획이며 공단노조는 민영화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