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중인 하도급대금직불과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서 전면 확대방침에 대해 건설업계의 반발이 심화되고 있다.

더욱이 공공 발주기관도 모든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의 실효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중인 공공공사 하도급대금의 직불제 강화가 계약당사자인 발주자와 수급자를 배제, 초법적인 접근일 뿐만 아니라 계약자유의 시장질서를 왜곡하는 처사라고 일제 반발하고 나섰다.

업계는 하도급대금을 직불할 경우 원·하도급자간의 협력관계가 단절돼 공사관리와 품질관리에 일대 타격을 입힐 뿐만 아니라 자금관리에서도 차질을 발생하는 등 후유증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업계는 따라서 앞으로 관련 당국과 입법부에 제도도입의 부당성을 적극적으로 제기, 공정위의 제도시행을 봉쇄키로 했다.

공공공사를 시행하는 발주기관도 하도급대금 직불제 전면 도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다.

발주기관은 발주자가 원·하도급자간의 사적계약에 개입할 경우 계약자유의 원칙에 위배, 실정법에 어긋나는 데다 모든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할 경우 공정관리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관련제도 도입에 부정적이다.

주택공사의 공사관리 담당자는 “하도급대금 직불은 계약자유의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시장질서를 왜곡, 전면 확산에는 걸림돌이 많다”면서 “현행 하도급법령이나 건설산업기본법령, 재경부 회계예규 등 관련 법상에 명시된 하도급대금의 지급관련 규정을 제대로 시행토록 행정감독하는 게 현실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법상 하도급업체의 보호장치는 선진국 수준”이라며 “정부가 관련 제도를 강화한다손 치더라도 원사업자가 공정거래의 의지가 없는 한 유명무실해질 게 뻔한 만큼 구매전용카드제 확산 등 하도급대금 결제시스템의 정착 등으로 제도를 보완하는 것이 실효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모든 공공공사의 하도급대금 직불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른다”면서 “하수급업체와 재하청업체의 피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직불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 업계와 발주기관은 일부 원수급업체가 계약상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불공정거래행위로 인해 이같은 제도강화를 자초한 책임도 있는 만큼 업계차원에서 하도급 공정거래를 정착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하도급대금의 직불제도가 공정거래질서 확립에 긴요하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단지 관련 당사자의 이해가 첨예한 만큼 올해 상반기중 관련 업계와 발주기관의 의견을 수렴, 직불제 확대에 대한 시행의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